조현아 (사대 88)
스와재 북클럽
2025년 7월
"통나무에 목을 대고 반듯이 누워보자. 머리가 뒤로 젖혀진다. 그러면 오로지 하늘만 보일 것이다. 언덕도, 나무도, 사냥꾼도 안 보인다.
그저 하늘만 보인다. 어떤 때에는 하늘로 빠져 들어 갈 것 같다. 만일 별들이 모닥불이라면 나는 그 주위에 있을 사냥꾼들을 만나 보고 싶다.
방랑 하는 자들 말이다. 그럴 때는 하늘에 폭 빠져 들고 싶다. 하지만 만약 별들이 가죽에 뚤린 구멍이라면 나는 두렵다/ 구멍을 통해 하늘에 빠져 들어 힘센 불꽃 속으로 들어 가기가 싫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279-280)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를 읽어내기 시작했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싱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하지만 왜 이오니아인가? 이오니아이들에게는 몇가지 유리한 점이 있었다.
우선, 이오니아가 섬들을 중심으로 발달한 세계여서 자류로운 탐구가 가능했다. 여러 문명이 교차하는 길목에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오니아에서 태어났다. 기원전 600년과 400년사이에 위대한 혁명이 일어났다."
이오니아의 과학자 탈레스(Thales), 아낙시만드로스, 테오도루스, 히포크라테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토스 등.
이 당시에 '원자'(atom) 개념도 나오고 공기의 존재도 등장하고,달이 밝게 보이는 것이 반사된 빛 때문이라는 것도 이미 이야기하고 있었다는군요.
피타고라스는 지구가 공과 같이 둥글다고 말한 역사상 첫번째 인물이라고 합니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도 처음 이 양반이 썼답니다.
저자의 이야기 중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당장 끌어다 쓸 수 있는 노예의 노동력이 기술개발의 경제적 동기를 갉아먹었다.(303) 중상주의의 전통은 기원전 600년경 이오니아의 위대한 깨달음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노예 제도를 통하여 200여 년 후에는 과학적 사고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인류사의 모순 중 모순을 바로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예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놀고 먹어도 살 수 있는 사람이 지적 호기심을 발휘할 수 있었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런 이유로 기술개발의 동력이 없었다는 저자의 지적입니다.
또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는데요,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또 "인류사의 위대한 발견과 대면하게 될 때마다 우주에서 인류의 지위는 점점 강등됐다"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글쎄요,
우주에 대한 지식이 확장된다고 해서 인류의 지위가 강등되었다는 이야기가 맞을까, 비약이 좀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